내가 사랑하는 사진동호회 모임인 UnFrame(이라쓰고 앤틱하게 "언후레임"이라고 읽는....쿨럭!!)의 단골모임장소는 인사동 밀레니엄타워 뒷쪽에 있던 "육미"이다. 심지어 클럽장 스댕 김O철 선생은 "내 노제는 반드시 이곳에서 하리라!!"라는 선언까지 할 정도였는데.... 그런데.. 그런데.... 인사동 화재를 기억하는가?? 육미가 사라졌다 ㅠㅠ 그것도 방화에 의해...(뭐..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리고 2013년 2월.. 사라진 이후로 2014년이 되자 부활의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찾아갔다 ㅠㅠ


  옮긴 장소는 밀레니엄타워에서 청계천 광통교를 건너 전북은행 건물 지하 아케이드에 있다. 전철역은 전에는 종각이었으나 이제는 을지로 입구 2번출구를 나오자마자 있다. 다동-무교동 먹자골목, 바로 거기다.

  

아, 이게 무엇인가.. 예전 육미라면 상상도 못했던 풍선입간판이라니...ㅠㅠ 



 풍선을 간판을 보며 충격먹은 마음을 달래고 지하 아케이드로 진입한다. 지하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좌측으로 육미 입구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전에 입구 들어서자마자 보였던 잔뜩 쌓인 통골뱅이와 해산물들이......없다. ㅠㅠ 뽀얀 담배연기도 (이제는 법적으로 안되긴 하지만) 없고, 시끌벅적한 소리도 없다.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에, 전에는 호프집이었을것 같은 어울리지 않는 샹들리에와 벽면의 그리스식 장식뿐..

  저 멀리 먼저 와서 앉아 있는 신바람 이박사 이O민 형님이 있는 자리로 가서도.. "예전같지 않아 당황스럽네요.."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세월의 때와 흔적들이 한 순간에 날라갔는데 그것이 그대로 만들어 질 수는 없는 노릇!!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늘 먹던 것으로 시킨다. 시작은 역시나 잡어회 무침에.. 가볍게 말아주고, 오늘은 파란걸로..(형이 몸사린다..ㅋ) 시켜 놓고 얼마 안있으니 스댕 김O철 옹도 도착해..역시나 옮기면서 사라져버린 육미의 분위기와 느낌으로 얘기하며 잔을 기울인다.



  

  


  

  그래도 어묵탕은 여전했고, 잡어회무침도 그 맛이 어디 갈까? 김과 깻잎에 잡어회무침을 얹고 날치알을 살짝 곁들여 먹는 맛이 참 좋다. 그러다 자리 옆에 붙은 포스터에 눈이 확 돌아간다. 스코틀랜드프랑스에서 수입한 오크통에 10년을 숙성시킨 소주.. 당연히 희석식 소주가 아니라 증류식 소주다. 왠건가 봤더니 제조한 곳도 깽상북도를 근거지로 두고 있는 금복주. 그러나 가격이 대왕님 한분과 율곡 이이 선생님을 한 분 모셔야 하는 어마어마한..... 그러나, 오늘 우리에겐 스폰서가 있다. 얼마전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며 결혼한 북극곰가족 남O주 옹이 먼 결혼식 와줬다고 불쑥 내밀어 준 봉투!! 호기롭게 시켰다. 그리고, 육미의 명물인 모듬꼬치도 하나 더 시킨다.

    그런데!!! 모듬꼬치에.... 관자가 빠졌다. 나보다 더 분노하는 사람이 있더라..ㅋㅋ 비싼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크통에서 10년을 묵었다는 저 친구를 까는 순간!! 모든 것이 용서가 되었다. 향부터 모든 것이 양주다. 이게 국내 유통이니 여기서도 이 가격이지.. 설날 차라리 이거 한 병씩 들고가서 까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덕분에 기분 좋아져서 테이블 위를 싹쓸이하고 우리는....오구반점으로 2차 ㄱㄱㅅ!!!!

  

  












육미


여태까지 먹어본 것 : 잡어회무침, 꼬치구이, 석화, 순두부찌개, 통오징어숙회 등

파는데 안 먹어본 것 : 참새구이, 과매기, 통골뱅이 등

교통 : 을지로입구역 2번출구, 종각역 5번출구

주차 : (설마 육미 오면서 차를....??) 나도 모름, 7시 이후나 주말이면 청계천 노상?

가격 : 뭐..늘상 오질나게 먹어서 오질나게 나옴.










Canon 1Ds Mark II + EF 28mm f1.8 USM




결론 : 좋은 사람들과 같은 추억을 곰씹으며 추억에 취했음